1. 출산 전날 최후의 만찬
예정일을 한 달 남겨놓고 출산 휴가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막달까지 거의 일을 한 것 같아요. 그래도 회사에서 배려해 주시고 주변 직원분들도 도와주셔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3월 4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어요. 부모님이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데려간 곳은 바로 한식집이었습니다. 이날 꿈자리가 좀 이상하긴 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배를 칼로 갈라서 아이가 나오는 꾸미는데 피도 보이고 좀 무서운 꿈이었어요. 그런데 이 꿈이 다 복선일 줄 몰랐습니다.
맛있게 한식 한상을 야무지게 냠냠 먹었어요. 카페에서 고구마 라떼까지 달달하게 먹고 주변산책도 하면서 소화도 시켰네요. 부모님은 잘 쉬라고 집까지 델 다 주시고 참 감사했어요. 저녁에는 남편이 먹으라고 사온 마카롱은 달달해서 후기로 와구와구 먹고 몸도 노곤노곤하고 졸리기도 해서 잠에 일찍 잤다가 저녁 열 시에 깼다가 다시 12시쯤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남편이랑 평일 중에 베이비페어를 갈려고 연차를 냈기 때문에 남편은 전날 신나게 놀았어요. 그런데 새벽에 배가 불편해서 화장실에 갔는데 웬걸 핏물이 나오면서 투명한 물이 흐르는 거예요. 남편이 아직도 안 자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놀래서 소지를 질렀더니 놀래서 왔었습니다. 사실 예정일이 3주 이상 남아서 상상도 못 했습니다. 병원에다가 연락해 보니 바로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새벽 4시 바로 차를 타고 이동을 했어요.
2. 병원 입원 후기
바로 환복하고 누웠네요 링겔도 꽂고 아기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수축기를 배에 고정해 두었습니다. 절차 관련 서류 작성하여 싸인도 하였어요. 바로 관장 후에 누우니 점점 실감이 나더라고요. 어제가 최후의 만찬이었습니다. 병원에 누워서 있으니 다시 배가 괜찮아졌어요 오전 내내 조금 배가 불편했다가 괜찮았다가 반복했습니다. 옆에 남편은 새벽내내 놀다가 갑자기 오전까지 뜬눈으로 지새우다 보니 피곤했는지 잠시 누워있었어. 저도 괜찮아져서 카톡 보내고 여유 있게 있다가 생각해 보니 짐을 따로 챙기지 못했더라고요. 남편이 급히 새 속옷과 압박스타킹을 구해다 주었어요. 압박스타킹은 강동미즈병원에서 처방받으면 원래가 가격은 7만 원인데 18,000원에 구매가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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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통 주사 출산후기
저는 새벽 5시부터 입원하여 오전 8시가 되서 무통주사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님들이 자주 왔다갔다하시면서 체크를 해주셨고 자궁이 4cm 열렸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진통이 왔다가 안 왔다가 반복하다가 담담 의사 선생님이 9시에 오셔서 진찰해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고통이 점점 심해지는데 고통이 왔다가 괜찮았다가 반복하였습니다. 저도 무섭기도 하고 해서 몸을 편안하게 하고 있었는데 오후 1시가 되자 선생님이 아이가 아직도 위에 있어서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시자, 그건 아니다 싶어서!! 바로 그때부터 힘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긴 고통 끝에 수술이라니 말도 안되었습니다. 옆에서 간호사가 힘주는 법도 알려주시고 숨 쉬는 법도 알려주셨어요. 진통이 올 때 쭉 밀어내라고 하셨는데 아이의 호흡에 맞춰서 같이 힘을 내서 밀어냈던 것 같아요. 뭔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 때쯤 분만을 시작하시고 의사 선생님도 들어오셨어요. 분만 준비를 후다닥 하시더니 아이를 받을 준비를 하셨습니다. 쑥 빠져나가면서 의사 선생님께서 2:00이라고 시간을 말해주셨어요. 드디어 우리 칠복이가 나왔어요~ 아이를 옆에 주셨는데 정신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남편도 울컥하고 저도 울컥했습니다. 이제 진짜 칠복이 엄마 아빠가 되었네요~ 남편도 옆에서 저를 케어해 주니라고 녹초가 되었더라고요. 고생했어요 우리 남편. 마지막 태반이 쑥 빠져나가면서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방뺀 느낌이 들더라고요. 2~3시간 동안 출혈 상태를 확인하시고 병실로 입원을 하였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
3. 병실 이동 후기
5시쯤 도착한 병실에서 드디어 첫끼를 먹었어요 미역국이 이렇게 맛있었나? 하면서 배부르게 뚝딱 먹어버렸어요. 남편은 식사가 안 나와서 밖에서 식사를 하고 왔었어요. 근처에 식당이 있기에 먹고 들어오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4. 우리 아기 면회, 만나기
우리 아기 칠복이도 나오느라고 고생했어라 절로 나오더라고요. 퉁퉁 부은 눈 사이로 저를 보는데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기도 엄마, 아빠 목소리를 듣고 아는 건지 보려고 눈을 뜨려고 했어요. 정말 다사다난했지만 무사히 하루를 보낸 감사한 하루였네요. 이때 느낀 건 미리 출산 짐을 챙겨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연분만 시에는 언제 아이가 나올지 모르니 출산하기 한 달 전에는 출산 짐을 챙겨놓아야겠더라고요. 바로 병원 입원 후에 산후조리원으로 들어가니까 미리 챙겨두어야 합니다.